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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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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보 : 에이즈 여성 복수극 일기 보도
어느 기자가 쓴 오보에 관한 글입니다.
대표적인 오보 사례 중에 에이즈 사례가 있더군요. 읽어보십시오.
③진실이 아닌지 알고도 그런 척하면서 쓰는 경우.
이런 경우는 무리한 경우다. 무리수를 두는 이유는 이것이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결행하는 것. 그러므로 문제가 일어날 것을 예상해야 한다.
(예) '웅진여성' 에이즈 여성 복수극 일기 보도. 이것은 완벽한 허구의 기사. 오보의 대명사로 꼽힌다. 자유기고가(중소 연예신문)가 쓴 게 탈이었다. 그러나 웅진여성은 후발여성지라서 무언가 센세이셔널한 것을 터뜨릴 필요가 있었다. 그들은 그 기자를 믿었다. 결과적으로 엄창난 파장을 일으켰고 이 때문에 웅진여성은 자진 폐간했다. 담당기자와 자유기고가는 구속. 자유기고가의 무책임한 기사 하나 때문에(물론 진위를 가리지 않고 덥썩 문 편집장과 기자의 책임도 크다) 20억원(여성지 창간 비용)이 단숨에 날라간 셈. 우리 기자도 쓰자고 했는데, "보통 일이 아니다, 진실이 아니라면 크게 다친다. 그 기자는 신뢰성이 떨어진다"면서 자제했던 것이 잘한 일. 쓰자고 했던 기자는 신참. 말렸던 사람들은 베테랑. 이렇게 베테랑의 도움과 신중한 경험이 필요하다.
미디어 오늘
오보·오자와의 전쟁
‘실수에서 조작까지’ 천태만상…일그러진 한국언론 초상
발행일 : 1996.07.17 [59호 9면]
언론은 매일 오보와의 힘겨운 싸움을 치룬다.
그 오보는 살아있는 김일성주석을 죽이기도 했고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명예를 가진 양정모씨를
하루아침에 ‘절도범’으로 만들기도 했다.
언론이갖는 영향력만큼 오보의 위력은 크다.
취재기자들이 오보와 싸우는 동안 편집, 교열기자들은
오자와 씨름한다.
수십장의 기사중 단 한자가
글 전체의 의미를 바꿀 수도 있기 때문이다.
80년대초 4월4일 한 신문과 방송은 몬트리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양정모씨가 대마초를 피우고 절도를 한 혐의로 구속됐다고 보도했다. 양씨가 호텔 나이트클럽에서 대마초를 피운 상태에서 양주 1병을 마시고 크게 취해 친구와 함께 놀러온 조모양이 춤추러 나가며 놓아둔 돈을 훔쳤다는 것이다.
건국후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유명인사’ 양씨의 절도죄 구속 기사는 독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그러나 이는 다음날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범인이 양정모씨 행세를 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기자가 확인전화 한 통만 했더라면 피할 수 있는 오보였다.
폐간부른 ‘에이즈 복수극’
오보중 세인의 관심을 끌었던 사건은 여성 월간지 <웅진여성>이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오보가 아니라 조작기사이다. <웅진여성>은 91년 12월호에 ‘20대 여인 에이즈 복수극’이란 제목으로 후천성 면역 결핍증(AIDS)에 걸린 20대 여성이 국회의원, 교수, 변호사 등 유명인사와 성관계를 갖는 등 복수극을 벌였다고 폭로했다.
증빙자료로 일기장까지 제시했지만 이 모두가 유흥가의 소문을 바탕으로 한 르포작가의 날조기사였음이 밝혀졌다. 기자는 구속됐고 <웅진여성>은 자진폐간했다.
오보까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독자의 흥미를 끌기위해 기자가 적당히 ‘덧칠’을 해 결과적으로 상황을 뒤바꿔버리는 경우도 많다. 영친왕 이은씨의 환국보도가 대표적이다.
조선왕조 마지막 임금인 순종의 동생이자 황태자였던 영친왕 이은씨는 12살에 일본에 볼모로 끌려 갔다가 55년만인 63년 11월22일 백발이 되어 환국했다. 이은씨는 뇌혈전증으로 신경이 마비된 상태였다. 말도 할 수 없을 뿐더러 음식물도 잘 삼키지 못했다. 그런데 귀국기사는 한결같이 “떠나던 그 해 그 날도 그렇더니. 바람이 차다…내 땅이구나”라는 이은씨의 소감을 싣고 있다.
“죽고싶다” 벙어리 자살
언론계에서 널리 회자되는 오보의 백미는 ‘벙어리 김모씨의 자살’이다. “벙어리 김모씨가 생활고와 신병을 비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씨는 평소에도 입버릇처럼 죽고싶다고 말해왔다”는 기사다. 벙어리 김씨가 “입버릇처럼 죽고싶다고 말해왔다”는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버젓이 신문 지면에 나간 것이다. 자살보도의 경우 관행처럼 달아왔던 “죽고싶다고 말했다”는 것을 ‘벙어리’라는 점을 잊고 달았다가 범한 실수다.
‘충견 바둑이’ 미담기사
‘충견 바둑이’ 보도는 “확인되지 않은 기사는 일단 오보다”는 언론계의 금언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경남 함안군에 살고 있는 여섯살난 전모 어린이가 친구 4명과 함께 미꾸라지를 잡으러 저수지에 들어갔다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을 전군 집에서 기르던 ‘바둑이’가 쏜살같이 뛰어들어가 오른팔을 입에 물고 밖으로 헤엄쳐 나왔다는 것이다. 이 보도는 전국적인 화제가 됐으나 역시 사실이 아니었다.
실제 상황은 이렇다. 친구 세명과 함께 저수지에서 놀다 집으로 가던 중 맨 뒤에 가던 전군이 비탈길에서 미끄러진 것. 그러나 물에 빠진 것이 아니었고 설사 물에 빠졌다 하더라도 깊이는 무릎을 적실 정도에 불과했다. 한살도 안된 ‘바둑이’가 여섯살난 어린이를 구할 힘이 없었던 것은 물론이다. 동네주민이 전한 말만 믿고 썼다가 ‘희극’이 되고만 보도였다.
기자가 범인사진으로 둔갑
사진 오보도 적지않다. 6·25 전쟁 기록사진으로 중앙일간지가 ‘단골’로 애용해온 중공군이 인해전술로 밀고 들어오는 항공사진(사진 참조)은 실은 미국 ‘라이프’지가 2차대전말 중국 후난지방에서 일본군의 침략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 비행장을 닦는 중국노동자의 작업사진이었다. 마땅한 전쟁기록 사진이 없자 이 사실을 숨기고 중공군 침공사진으로 써 온 것이다.
5공말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서진룸살롱 사건때 범인들이 경찰에 체포되는 사진에 실렸던 범인은 진짜 범인이 아니라 사건을 취재하던 모일간지 경찰기자였다.
86년 김일성주석 사망보도와 금강산댐 보도도 언론 오보사의 큰 산맥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부도덕한 군사정권의 권력연장을 위해 ‘오보의 개연성’이 높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외면하고 ‘충성경쟁’을 벌였다는 점에서 잊어서는 안될 사건이다.
86년 여름 일본 도쿄 외교가에 떠돈 김일성 사망설을 ‘용감하게’ 기사화함으로써 오보를 만들었다. 이를 처음 기사화한 신문은 전체 12면중 7개면에 걸쳐 김주석 사망설을 보도했다. 제목도 첫날 ‘피격설’에서 다음날 ‘김일성 피격사망’으로 바꿔 기정사실화했다.
이 신문은 ‘세계 최대의 특종’이라고 자화자찬까지 했으나 ‘죽었다던’ 김주석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나타냄으로써 ‘세계 최대의 오보’를 낸 셈이 됐다. 북한의 금강산댐 건설이 남한을 ‘물바다’로 만들려는 군사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국민을 공포에 떨게했던 ‘평화의 댐’ 보도도 마찬가지다.
이 보도로 국민들은 ‘63빌딩이 물에 잠기는’ 끔찍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7백억원의 성금을 냈다. 언론의 의도된 오보로 국민들이 지출한 ‘오보비용’이다. 평화의 댐 건설은 현재 중단상태다.
이밖에 3백60명의 사망자를 낸 서해 훼리호 참사시 마지막까지 배를 지키다 숨진 백운두선장을 “살아있다”며 침몰 사고의 주범으로 몰고 가기도 했다. 또 남편의 폭력을 피해 집을 떠나 딸과 함께 살고 있는 어머니가 마치 ‘납치범’처럼 보도된 최에스더양 사건 등 언론의 오보는 매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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