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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0(목)
영화 '너는 내 운명'에 관한 기사 묶음  

실화라는 ‘너는 내 운명’ 실제 인물에 대한 배려있었나?

<뉴스엔=김용호 기자>

‘너는 내 운명’이 관객들을 울리고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영화는 AIDS에 걸린 부인을 끝까지 사랑하는 한 남자의 순애보를 다뤘다.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을 것만 같은 한 남자의 무조건적인 사랑은 극장을 찾은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여 눈물을 흘리게 만든다. 영화는 슬프다는 입소문이 퍼지며 개봉 첫 주 만에 1백만명에 가까운 관객들을 모으며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영화는 2002년 ‘AIDS에 감염된 매춘여성’이라는 타이틀로 기사화된 실제 K씨의 사연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당시 특종에 집착한 언론들은 K씨가 유부녀라는 것이 밝혀지자, 그녀의 남편 B씨를 인터뷰해 B씨가 사는 마을 주소와 사진까지 대문짝하게 찍어 기사화했다. 언론의 ‘마녀사냥’은 그렇게 시작됐고 결국 B씨는 마을에서도 쫓겨나게 된다. K씨와 B씨는 당시 당했던 상처 때문에 지금도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영화는 결국 그들의 슬픔을 다시 끄집어낸 것이다. 물론 영화사 측에서는 영화화가 되는 과정에서 두 명 당사자에게 동의를 구했다고 했다. 하지만 영화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그들이 배려된 부분은 그다지 많지 않아 보인다. 영화사 관계자에 따르면 영화 제작과정에서 실제 K씨와 B씨에게 의견을 구한 부분은 없었다고 한다. 역시 실화를 다룬 영화 ‘말아톤’이 실제 인물 배형진 군을 동행 촬영한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물론 영화가 다큐멘터리처럼 실제 이야기를 그대로 해야 할 이유는 없다. 그래도 이렇게 민감하고 아픈 소재를 다룬 영화라면 기본적으로 실제 인물들에 대한 의견 수렴이나 배려가 있었어야 했다는 것이 아쉬워지는 부분이다. 결국 영화는 그들의 슬픈 소재를 이용해 관객들을 울릴 생각을 했지만, 실제 그들의 슬픔을 보고 울지는 않은 것이다.

더욱이 영화는 실제 그들의 이야기를 영화적으로 각색하기도 했다. 실제 K씨를 언론과 법원의 부당한 판결로부터 방어하기 위한 대책위원회를 결성하여 활동한 ‘한국 에이즈 재평가를 위한 인권모임’에서는 ‘‘너는 내 운명’은 실화가 아닌 판타지‘라는 글을 통해 영화가 K씨의 비극을 배려하기는커녕 오히려 왜곡했다고 비판했다.

예를 들어 영화에서는 주인공 은하(전도연)가 티켓다방에서 일하는 와중에서 HIV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실제 K씨는 두 번째 아이를 임신한 과정에서 양성반응을 보였다. 이는 위양성(가짜양성)의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런 여러 가지 오해를 설명하는 장치는 영화 속에서 찾을 수 없다. 실제 K씨를 배려하지 않은 부분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영화가 실제와 같을 필요는 없다. 영화가 기본적으로 판타지라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는 전제이다. 하지만 ‘너는 내 운명’은 시작하자마자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라고 크게 자막을 넣었다. 또한 영화의 홍보를 통해서도 AIDS에 걸린 실제 여성의 이야기를 부각시켰다. 기본적으로 영화가 실화라는 것을 인식한 관객들이 영화 속 은하의 모습을 실제 K씨로 생각할 수도 있다는 부분은 당연히 고려됐어야 하는 사항이었다. 또한 AIDS는 아직 과학적으로도 논란의 여지가 많고 그만큼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할 소재이다. 하지만 영화가 그것에 대해 배려했다고 생각되는 부분도 많지 않다.

결국 영화는 실화라는 자극적 소재를 이용했지만 실화를 영화화하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생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보통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영화의 마지막에 그들의 현재 이야기를 적어주며 실제 인물에 대한 관객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영화화된 것에 대해 책임을 마무리한다. 하지만 ‘너는 내 운명’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영화사 측은 영화는 실제 K씨와 B씨에게 영화화를 동의 받았고 오히려 그들을 축복하기 위해서 영화를 제작했다고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물론 영화가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없다. 하지만 슬픔을 가지고 있는 실제 인물들을 영화화 하는 부분에서 그들에 대해 배려했다는 흔적이 없어 보인다는 것은 도의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이다. 영화는 실제 그들 부부들의 이야기를 이용해서 큰 흥행을 하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준 부부는 아직도 그 슬픔을 간직한 채 아파하고 있다. 그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영화 속에서 부부의 이야기를 특종 보도하는 기자는 이런 말을 한다. “우리 제대로 한 번 울려보자” 석중(황정민)의 사진을 찍는 것에 대해 취재기자가 우려를 표시하자 사진기자는 “우리 선수끼리 왜 그래”한다. 문득 그 대사들이 생각이 난다. yhkim@new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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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 운명’은 0점짜리 영화, 실제 K씨의 비극을 왜곡

<뉴스엔=김용호 기자>

‘너는 내 운명’은 0점짜리 영화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전도연 황정민이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는 영화 ‘너는 내 운명’(감독 박진표)이 관객들을 울리고 있다. 영화는 개봉 일주일 만에 백만명 가까운 관객들을 모으며 ‘감동적이고 슬픈 영화’라는 입소문을 타고 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 영화가 단순히 슬프지만은 않은 것 같다.



한국 에이즈 재평가를 위한 인권모임은 ‘‘너는 내 운명’은 실화가 아닌 판타지‘라는 글을 통해 영화가 실제로 언론에 난도질당한 HIV 양성인 K씨의 비극을 다루지 못하고 오히려 왜곡하고 있다고 크게 비판했다. 결국 영화 속에서 부부의 이야기를 단순한 화제거리로 삼은 기자들처럼 영화도 똑같은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 글에 따르면 2002년 6월 ‘에이즈에 감염된 매춘여성’이란 타이틀로 20대 여성이 언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나중에 모 일간지에 의해 ‘마녀사냥’이었다고 규정된 이 사건의 주인공 K씨는 경찰조사 결과 ,유부녀로 밝혀졌다. 특종을 찾아 나선 기자는 K씨의 남편을 인터뷰해 그의 마을 주소와 사진까지 대문짝하게 찍어 기사화했다. 바로 영화 ‘너는 내 운명’속에서도 나오는 한 장면이다.

글을 쓴 주인공은 한국 에이즈 재평가를 위한 인권모임 회원들과 ‘너는 내 운명’ 시사회를 찾았다고 한다. 실제 K씨의 운명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는 그들은 영화를 보고 웃고 또 울었다. 영화가 참 잘 만들어진 신파극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을 쓴 이는 3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진행 중인 K씨를 생각하며 눈물마저 메말라 울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회원 게시판에 영화에 대해 과도한 점수를 줬다고 말했다. 50점, 골수마저 눈물로 짜내는 판타지 자체에 대한 점수이다. 하지만 그는 사회적 책임으로 볼 때 ‘너는 내 운명’은 0점짜리 영화라고 울분을 토했다.

어떤 사람들은 박진표 감독이 HIV 양성인에 대한 닫힌 시각을 열게 하는데 큰 공헌을 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글을 쓴 이는 그 평가는 현실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영화는 올 가을 많은 연인들에게 기쁨과 감동을 선사했다는 것 이외에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다. 또한 이 기쁨의 뒷면에는 실화의 주인공이었던 HIV 양성인 K씨와 남편 B씨의 절망감이 더 깊다.

‘너는 내 운명’은 실제 사건에서 단지 모티브만 따왔을 뿐이다. 실제사건은 드러나지 않고 오히려 왜곡한다. 영화에서 은하는 티켓다방에서 일하는 와중 HIV 양성 반응을 받은 것으로 나온다. 영화 초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명시한 영화였기에 이는 실제 K씨에 대한 엄청난 명예훼손이자 사실왜곡이라고 주장한다. 실제 K씨는 두 번째 아이를 임신한 과정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고 이는 위양성(가짜양성)의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K씨가 구속된 이유는 그녀를 집창촌에 팔려다가 실패한 인신매매범의 신고 때문이었고 공무원들은 K씨에게 수갑을 채우고 두들겨 패서 경찰서로 넘겼다. 엄격한 인권유린이었다고 한다. 특히 사건은 기사화되면서 크게 터졌다. 실제 HIV 양성인의 개인정보가 누설되면 징역 3년 이하의 죄가 성립되지만 기자가 기사를 쓰는 자유를 막지 못했다.

실제 K씨는 사건이 더 이상 크게 불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한다. “제발 조용히 있게 내버려 주세요”라고 간곡하게 말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런데 영화 ‘너는 내 운명’은 K씨를 다시 부활시켰다. 실제 그녀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게다가 사실 왜곡까지 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글을 쓴 이는 결국 영화는 판타지이고 영화를 본 이후 가슴이 눈물이 나지 않은 슬픔으로 가득차있다고 한탄했다. 그는 영화를 통해 단 한명이라도 에이즈 사건의 진상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된다는 것에 마지막 희망을 가졌다.

한국 에이즈 재평가를 위한 인권모임은 실제 K씨를 언론의 마녀사냥과 법원의 부당한 판결로부터 방어하기 위한 대책위원회를 결성해 활동했으며 지금도 에이즈 사건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사진설명=영화 속에서 행복한 재회를 하는 은하와 석중 커플의 모습, 사진제공=영화사 봄> yhkim@newsen.co.kr






‘실화 영화’가 가져야 하는 책임감
[2005-09-29 14:58]



<뉴스엔=김용호 기자>

한국 영화계에 ‘실화열풍’이 불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수년간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은 수많은 영화들이 실존했던 인물이나 실제 일어났던 사건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됐다.

역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영화 ‘주먹이 운다’를 제작했던 류승완 감독은 최근 영화 ‘시티오브갓’의 특별시사회 후 마련된 관객들과의 대화에서 “우리 현실이 언제나 드라마틱하다”며 “많은 감독들이 신문 사회면을 주시하고 있다”고 실화에 대한 감독들의 특별한 관심들을 표현했다.

류승완 감독은 “닭사료 분쇄기로 김형욱을 죽였다는 신문기사를 읽고 한국 현실에도 미국 코엔 형제 못지않은 상상력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하기도 했다.(참고로 류승완 감독이 예를 들은 코엔 형제의 상상력이 발휘된 영화는 ‘파고’이다. 이 영화도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알려졌지만, 이는 후에 감독의 거짓말로 밝혀졌다.)

최근 극장가에서는 또 한편의 실화영화가 관객들을 울리고 있다. AIDS에 걸린 아내를 끝까지 사랑하는 한 남자의 순애보를 그린 ‘너는 내 운명’이다. 류승완 감독의 말대로 역시 이 영화도 신문 사회 면에서 소재를 얻었다. 영화는 2002년 ‘AIDS에 감염된 매춘여성’이라는 타이틀로 기사화 된 실제 K씨의 사연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죽어도 좋아’의 박진표 감독이 연출한 ‘너는 내 운명’은 현재 백만 명이 넘는 관객을 불러 모으며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살인의 추억’, ‘실미도’ 등에 이은 또 한편의 흥행한 실화영화가 탄생하려는 시점이다.

하지만 ‘살인의 추억’, ‘실미도’, 혹은 ‘주먹이 운다’와 ‘너는 내 운명’이 다른 점이 있다. 바로 실화라는 자막의 삽입여부이다. 앞의 영화들이 굳이 실화라는 자막을 영화에서 사용하지 않았던 반면, ‘너는 내 운명’은 영화 시작 장면에서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라고 크게 자막을 넣었다. 어떻게 생각하면 사소한 것 같아 보이지만, 이는 사실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앞의 영화들이 자막을 사용하지 않은 이유는 ‘실화’라는 부담감에서 벗어나 재창작을 위한 자유로움을 누리려고 했던 것이다. 관객들이 영화에 가장 집중하는 시기인 시작 장면에서 뚜렷하게 각인된 ‘실화’라는 자막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너는 내 운명’은 왜 자막을 사용했을까? 자막을 통해 영화가 실제 이야기에 충실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영화는 실제 이야기를 가장 자유롭게 재구성했다. 결국 ‘너는 내 운명’은 그저 실화라는 메시지가 주는 상업적 효과에만 소구했던 것이다. 관객들은 실제 이야기에 더욱 큰 감동을 받는다. 마치 TV에서 ‘인간극장’이 계속해서 시청자들을 울리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영화의 실제 주인공인 K씨를 돌봤던 ‘한국 에이즈 재평가를 위한 인권모임’에서는 ‘너는 내 운명은 실화가 아닌 판타지’라는 글을 통해 영화가 실제 K씨의 비극을 배려하기는커녕 오히려 왜곡했다며 ‘너는 내 운명은 사회적 책임으로 볼 때 0점짜리 영화’라고 크게 비판했다. 물론 영화가 다큐멘터리처럼 실제이야기를 그대로 할 필요는 없다. 기본적으로 영화는 판타지이고 재해석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하지만 만약 ‘너는 내 운명’이 그런 면을 추구했다면 시작 장면에서의 ‘실화’라는 자막을 뺐어야 했다.

굳이 ‘실화’임을 강조하려면 지금도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실제 인물(특히 이번처럼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인물이라면 더 더욱)에 대한 깊은 배려가 동반되었어야 하는 것이 맞다. 왜냐하면 실화임을 인지하고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영화 속 인물과 실제 인물을 동일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를 제작한 ‘영화사 봄’측은 실제 인물들에게 영화화에 대한 동의는 받았지만 제작 과정에서 그들의 의견을 듣거나 한 일은 없다고 말한다.

결국 영화사 측은 아픔을 가진 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상업적으로만 이용했다는 말이 된다. 그들의 남겨진 슬픔을 배려하지 않은 영화사 측은 도의적으로 비난받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영화에 ‘실화’라는 자막을 사용한 책임이다.<




‘너는 내 운명’ 박진표 감독의 거짓말
[2005-09-29 11:19]



<뉴스엔=김용호 기자>

영화 ‘너는 내 운명’의 순애보적인 사랑이 관객들을 울리고 있다. AIDS에 걸린 아내 은하(전도연)을 끝까지 사랑하는 남편 석중(황정민)의 모습은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관객들은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을 것만 같은 영화 속 애절한 사랑의 모습을 보고 대리만족의 감동을 얻는다.

그런데 현실에 존재하지 않을 것만 같은 이 사랑은 실제 현실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한다. 영화는 2002년 ‘AIDS에 감염된 매춘여성’이라는 타이틀로 기사화된 실제 K씨와 그녀의 남편 B씨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은 것이었다.

영화는 시작 장면에서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라고 크게 자막을 넣었다. 영화에 감동받고, 마지막 장면에 울어버린 관객들은 실제 그들 커플이 현재 어떻게 살고 있는지 당연히 궁금증을 가지게 된다. 보통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들은 마지막에 다시 한번 자막을 넣으며 그들의 후일담을 적어 관객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한편, 영화화한 것에 대해 책임을 마무리한다. 하지만 ‘너는 내 운명’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지난 9월 6일 영화의 기자 시사회에서 영화를 연출한 박진표 감독은 영화의 소재가 된 실제 커플의 현재 근황에 대해서 “잘 살고 있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사실 이 말은 거짓말이었다. 영화의 실제 주인공 B씨를 인터뷰한 여성동아 9월호에 따르면 B씨는 K씨가 출소한 후 3개월 만에 협의이혼을 했다는 것이다. 또한 B씨는 아내와 헤어진 후 지병인 당뇨병이 악화돼 병원에 입원했고, 의사로부터 오른쪽 발목을 절단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수술비가 없어 하지 못하고 있다고도 했다.

영화사 측은 박진표 감독이 거짓말을 한 이유에 대해서 실제 커플의 삶을 보호해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 배려의 이유에 대해서 공감한다. 하지만 이런 박진표 감독의 마음씀씀이는 실제 영화 속에서는 그다지 크게 표현되지 않은 듯싶다. 실제 K씨를 돌봤던 ‘한국 에이즈 재평가를 위한 인권보임’은 ‘너는 내 운명은 실화가 아닌 판타지’라는 글을 통해 영화가 실제 K씨의 비극을 배려하기 보다는 오히려 왜곡하고 있다고 크게 비판했다.

예를 들어 영화에서 은하는 티켓다방에서 일하는 와중 HIV 양성반응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실제 K씨는 두 번째 아이를 임신한 과정에서 양성반응을 보였고, 이는 위양성(가짜양성)의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영화가 다큐멘터리처럼 실제 사건을 그대로 할 필요는 없다. 영화가 판타지라는 것은 누구나 인지하고 있는 대전제이다. 하지만 ‘너는 내 운명’은 AIDS와 언론의 마녀사냥으로 큰 고통을 받은 피해자를 소재로 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화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그들을 먼저 배려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어야만 했다. 하지만 영화사측은 두 사람에게 영화화하는 것에 대한 동의만 얻은 후, 영화화 과정에서는 그들을 배제시켰다. 그리고 감독은 마음껏 자신이 하고 싶은 사랑이야기를 풀어내며 그들의 실제이야기를 다르게 포장했다.

자신의 이야기를 영화화하는 것에 동의했다는 B씨는 여성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박(진표) 감독이 아내를 만나고 싶다고 해서 교도소에 함께 면회를 갔어요. 아내와 제가 대화 나누는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더니 ‘기회가 되면 제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보잘 것 없는 저같은 사람의 이야기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나 할까 생각했죠. 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가 실제로 제작되는 줄 몰랐어요.”

결국 보잘 것 없다는 그들의 이야기는 실제로 영화화됐고, 개봉 일주일 만에 백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불러들이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영화에 자신의 이야기를 준 부부는 아직도 그 슬픔을 간직한 채 아파하고 있다. 이런 현실이 안타까움을 들게 한다.

어떤 사람들은 영화는 그저 영화일 뿐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흥행하고 있는 영화들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영향력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실화라고 홍보한 ‘너는 내 운명’이 보여준 실제 주인공들에 대한 ‘무 배려’는 도의적으로 지탄받아 마땅하다. 그리고 박진표 감독의 거짓말도 이해되지 않는다. 그들은 큰 슬픔을 간직한 한 커플의 사랑을 그저 상업영화의 소재로만 이용한 것이다. 이것이 문제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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