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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양심에 남은 상처 아프리카"  

<초점>  
[연합뉴스 2005-03-11 00:30]  

(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 선진 7개국(G7) 의장국인 영국이 아프리카 빈곤 퇴치를 위해 발벗고 나선 가운데 BBC 방송이 아프리카의 현주소를 짚어보는 특집을 마련했다.
방송은 인류의 발상지였던 아프리카가 부패와 독재, 내전과 지역분쟁의 악순환에 휘말려 지난 25년간 삶의 조건이 후퇴한 유일한 대륙으로 남아 있다며 식민지배 이후 뒷걸음질치고 있는 아프리카의 현대사를 집중 조명했다.

◇ 희망의 시대 = 50년 전 아프리카에 불어닥친 `독립의 열풍'은 식민지배에 시달린 아프리카 주민들에게는 희망의 약속이었다. 하지만 독립 이후 전세계적 현상으로 나타났던 급격한 경제성장의 물결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은 유일하게 예외로 남았다. 아프리카는 지난 25년 간 더 가난해진 유일한 대륙이다.

아프리카의 신생독립국들은 40여 년을 정치불안에 시달렸다. 쿠데타와 군사독재, 내전, 지역 분쟁이 끊임없어 이어졌다. 지역분쟁은 라이벌 관계에 있었던 서방진영과 공산진영이 이념을 따라 아프리카의 부패한 독재자들을 지원했기 때문에 초래된 경우가 많았다. 분쟁으로 400만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아프리카의 신생독립국들은 국가 건설을 위해 엄청난 자금을 해외로부터 빌렸지만 지금은 채무상환 부담이 경제 재건의 발목을 잡게 됐다.

만연한 부패는 국가 경제를 더욱 피폐하게 했다. 2002년을 기준으로 할 때 부패로 인해 빠져나가는 돈은 연간 1천500억달러. 권력을 잡으면 국민의 돈을 빼돌려 치부를 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아프리카 대륙을 휩쓴 에이즈는 사회 자체를 붕괴 직전으로 몰아가고 있다.

◇ 장기불황 = 독립 직후 일시적으로 사회경제적인 진보가 있기는 했지만 8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는 후퇴의 시대가 시작됐다. 인구는 증가하는 데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았다. 점점 더 극빈층이 늘어났다.

1970년대에 급격히 증가한 부채는 개발의 최대 걸림돌이 됐다. 1980년부터 1995년까지 아프리카 국가들의 대외 부채는 3배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채무상환 부담은 2002년 말 현재 연간 2천950억달러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교육과 건강, 경제활동 증진에 필수적인 사회간접자본 확충은 오히려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사하라 사막 이남에 사는 6억8천200만명의 아프리카 인구 가운데 20%만이 전기를 사용하고 있다. 전세계 전기생산량 가운데 아프리카가 차지하는 비중은 3%에 불과하다.

◇ 생존을 위한 기초환경 = 사하라 사막 남부의 최빈국들에서는 깨끗한 식수와 기초적인 위생시설 확보가 여전히 중대 문제로 남아 있다. 여성과 어린이들은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먼 길을 걸어 식수를 길어오고 있다. 생산적인 일과 교육에 사용되어야 할 소중한 시간이 식수 확보에 소요되고 있다. 식수를 확보하는 데 사용되는 시간은 연간 400억시간에 이른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10명중 4명이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해 수인성 질병에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염된 강물과 연못의 물을 마시고 병에 걸리거나 심지어 사망하는 사람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 2002년 아프리카에서 설사 등 예방 가능한 수인성 질병으로 70만7천명이 사망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밝혔다. 여기에다 수많은 어린이들이 말라리아 등의 전염병으로 사망하고 있다.

9개국의 평균 수명이 40세 이하로 떨어졌다. 잠비아의 평균수명은 32.7세, 짐바브웨는 33.9세에 불과하다.

◇ 아프리카의 미래를 위한 목표들 = 2000년 9월 유엔은 `인류의 양심에 남은 상처'(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표현)로 불리는 아프리카 문제 해결을 위해 일련의 개선 목표를 설정했다. 유엔 회원국들은 이른바 `밀레니엄 개발목표'(MDG)를 통해 2015년까지 8개 분야의 개선을 약속했다.

MDG는 ▲극단적인 빈곤과 기아의 추방 ▲초등학교 교육 보급 ▲유아 사망률의 획기적 감소 ▲에이즈 퇴치 ▲안전한 식수 공급 등을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했다.

5년이 지난 지금 이런 목표 달성은 요원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하라 사막 남부 최빈국들에서는 단 한 발짝의 진전도 이뤄지지 못했다. 유엔은 이런 추세로 나간다면 아프리카 대륙에 대한 초등 교육 실시가 2130년이 돼야 달성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더 어려운 과제인 빈곤퇴치 등을 달성하려면 훨씬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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