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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바라 (bompt@orgio.net)
2002/3/22(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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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님이 무슨 실수를 했다고요...
반체제 에이즈 운동을 한 다음부터 특정 부분에 가서는 신경이 날카로워지는 게 생겼습니다.
마치 개가 고양이를 보면 송곳니를 세우듯이, 저 역시 반체제 에이즈 운동에 초를 치기 위해 헛소리를 하거나 이 모임을 찾는 포비아들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기 위해 말장난을 하고 가는 그런 사람들만 보면, 눈이 반짝 뜨이고 뇌수에서는 로드 아드레날린이 용암처럼 분출합니다.
이들의 도저히 터무니없고,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은 언제나 저를 괴롭히는 악의 존재였던 것입니다. 덕분에 한 가지 고결한 지혜를 깨달았습니다. 발전과 진보를 가로막는 것은 바로 무지함이라는 것을! 가장 큰 문제는 자신이 무지하다는 것에 무지한 것이며, 무지함을 일깨워줘도 결코 인정하지 않는 후안무치한 태도들입니다. 김진만이 그 대표적인 인물이었습니다.
사실 그(의 논리와 지식 등)는 매우 가소로운 존재였으나, 쓸데없이 아집이 강하고 그 아집을 합리화하기 위해 불필요한 수식어를 굉장히 많이 나열하는 바람에, 에이즈라는 생소한 부분에 접한 사람들은 현학적으로 느껴졌던 것이고, 저로서는 귀찮은 존재에 불과합니다. 말을 해도 안 통할 거란 걸 잘 알고 있었기에!
저는 하루에도 많게는 서너번씩 욕을 먹습니다. 어제는 어떤 녀석이 "네 머리통을 박살내고 싶구나"라는 욕을 하더군요. 오늘은 불 타는 로마를 바라보며 음주가무를 즐겼다는 네로에 비유당했지요. 제가 주장하는 반체제 에이즈 이론이 포비아들의 염장을 지른다나요? 이들은 강아지의 50%가 HIV 양성이란 명백한 과학적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적당히 자기 위안하고, 또 남을 위로해주면서 자신이 직면한 정신적 공황에 대해 더 고통스럽고 절망적인 상상을 하길 차라리 원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딸딸이(위안)는 안전한 섹스는 될 수 있어도, 정신적 공황을 정면에서 타개하는 헤게모니는 될 수 없습니다. 그건 무지함을 무지함으로 덮자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러한 현실의 각기 너무나 안타까운 상황을 매일 접하는 -또 놓치기 싫어하는- 저로서는 가끔 날카로운 비수를 입에 물 때도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 또라이 한 명은 필요하다'는 자족적인 심정으로 그때마다 눈에 힘을 불끈 주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어제 님의 글을 읽을 때 신경이 곤두섰던 게 사실입니다. 결과가 어쨌던, 우리 모임에 와서 난장을 피고, 염장을 지르는 에이즈 백색테러에 대해 저는 최대한 막아보려고 노력했고, 그 동안 거기에 들어간 시간과 열정을 손해라고 생각하면, 개인적으로 엄청난 손해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가 한 역할이 너무나 미미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절감하게 되고, 동시에 이 모임의 회원들이 갖는 관점은 저와 다르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님의 견해 때문에 신경이 써였던 건 아닙니다. 그때 김진만을 확실히 조졌어야 했는데... 라는 아쉬움이 더 컸기 때문입니다.
님이 저한테 미안하다고 말하면 안 됩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미안한 게 전혀 없습니다. 힘을 내자고 서로 격려하고 또 애정어린 마음에서 나누었던 대화였습니다. 저는 우리의 대화가 앞으로도 계속 유지되길 소원합니다. 오히려 제가 미안합니다. 글을 제대로 쓰지 않은 죄로 님이 제 글을 읽었을 때 불편한 마음을 갖게 한 것은 순전히 제 인격의 미숙함입니다.
우리 모임은 무주공산이 아닙니다. 회원들이 주인이고, 회원들의 자발적인 의지와 노력으로 '한국 에이즈 재평가를 위한 인권 모임'은 발전해왔습니다. 저 역시 이 모임의 회원이고, 목적의식을 갖고 있는 활동가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차이점이 없습니다. 님이 포비아에서 탈출한 그날은 바로 님이 이 모임에서 다른 포비아들에게 상담을 하는 역할을 지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그렇게 해왔으며, 이것이 온라인 활동의 이론과 실천 간의 피트백입니다. 자유인님, 벙님, 최강님, 행복한 영혼님 등 이 모임에서 자주 닉네임을 볼 수 있는 분들은 모두 과거 님과 같은 처지였다는 걸 잊지 마십시오.
괜히 글이 길어졌습니다.
님과 저의 상호신뢰가 더욱 두터워지기를 바라며, 이만 글을 줄입니다.
즐거운 하루가 되십시오.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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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토론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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