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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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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퇴르의 고백] 병원체는 아무 것도 아니다
항생제가 우리 몸의 면역기능을 현저히 약화시킨다는 사실은 항생제를 자주 복용하거나 주사맞은 어린이들이 그렇지 않은 어린이들에 비해 각종 질병에 쉽게 걸린다는 수많은 통계와 실례들로 입증이 되고 있다.
세균이 들어왔다 하면 스스로 싸워보지도 않고 항생제에 기대는 바람에 싸우는 법을 잊어버린 것이다. 많은 의학자들은 지난 수십년간 간염·관절염·알레르기 같은 질병이 급격히 늘어난 것도 항생제의 남용으로 면역기능이 퇴화되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간염 환자가 거의 없었던 아프리카에 원조를 통해 항생제가 들어간 후 간염 환자가 급격히 늘어났다는 보고도 있다.
항생제의 이런 역기능은 파스퇴르의 후계자들이 외면했던 다른 한 가지 길을 우리에게 환기 시켜준다. 다른 한 가지 길이란, 이를테면 파스퇴르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유명한 의사이자 현대 생리학의 창시자로도 일컬어지는 클로드 베르나르가 제시한 것과 같은 길이었다.
베르나르는 생물과 환경이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건강한 생물체는 외부 환경에 큰 변화가 있더라고 살아남기 위해 내부적으로 평형을 조절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았다. 베르나르의 이러한 생각은 오늘날에는 '생물체가 가장 알맞은 생존조건에 맞추어서 자신의 안정성을 지키려는 자율 조절과정'을 가리키는 말. 즉 항상성(恒常性, Homeostasis)이라는 개념으로 정리되어있다. 베르나르는 이 자율조절 능력을 키워 병을 물리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파스퇴르의 발견이 너무나 극적이었던 까닭에 베르나르의 이런 생각은 당대 의사나 생물학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파스퇴르가 만년에 세균과 질병, 그리고 인체의 면역능력에 대해서 베르나르와 서로 의견을 나누었다는 것이다. 파스퇴르는 전염병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인체의 면역기능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그도 그럴 것이 파스퇴르는 동물을 대상으로 한 오랜 기간의 연구를 통해 병균이 침입한다고 해서 모두가 병에 걸리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세균에 대한 생물체의 저항력을 증가시키는 방법에 큰 흥미를 느꼈다. 만년에 쓴 그의 글에서 저항력을 강조하는 대목이 여러 군데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는 사람의 몸에는 수많은 박테리아가 있지만 건강할 땐 인체가 이를 물리칠 수 있고 다만 신체가 허약해졌을 때만 피해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훌륭한 치료라는 것은 저항력이 발휘될 수 있도록 유리한 조건을 회복시켜 주는 것" 이라며 "이것은 내과의사나 외과의사가 명심해야 할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그는 이런말도 했다. "환자의 조건-허약도나 정신적인 태도- 때문에 무한히 작은 것(세균을 말함)의 침입에 대항하지 못할 정도로 허약한 장벽을 쌓는 일이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 모른다."
특히 그는 죽을 때 "베르나르가 옳았다. 병원체라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면역기능이 강한 사람에겐 병원체라는 건 결코 무서운 게 아니다. 면역기능을 강화해 모든 전염성 질병을 다스릴 수 있다."는 말을 남겼다고 전해진다.
한편 베르나르의 이론을 입증하기 위해 극단적인 실험을 행한 사람도 있었다. 당시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던 러시아 출신의 동물학자 메치니코프였다. 그는 백혈구를 처음 발견하고 자신이 데리고 있던 연구진과 함께 콜레라 균이 담긴 배양액을 들이마시는 일종의 생체실험을 했다. 면역력이 강할 경우 병균을 물리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아무도 콜레라에 걸리지는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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