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66 |
[인물포커스] 음베키 남아공 대통령 한겨레 편집시각 2000년07월11일21시59분 타보 음베키(58·사진) 남아공 대통령이 지난 9일부터 열리고 있는 13차 국제에이즈 회의에 건 기대는 남달랐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약 420만명의 에이즈 환자가 있는 자국의 참혹한 실상을 알려 국제적 지원을 대거 끌어낼 생각이었다. 개막일에 맞춘 세계은행의 5억달러 지원 발표 등으로 이런 의도는 어느 정도 결실을 맺는 듯했다. 그러나 회의 개최국의 수장인 음베키는 참가자들의 뜨거운 질책을 듣고 있다. 그에 대한 비난은 두 갈래로 나뉜다. 먼저 `에이즈바이러스 퇴치가 에이즈 치료의 근본'이라며 신속한 국제 공조를 요구하는 에이즈 운동가들로부터 신랄한 원성이 쏟아졌다. 이들은 음베키가 개막연설에서 에이즈의 본질로 `빈곤 문제'를 부각시킨 데 대해 “에이즈 확산 저지라는 핵심을 흐트리려는 시도”라며 연설 도중 수백명이 집단 퇴장했다. `아프리카-아메리카 에이즈 운동'의 필 윌슨은 “집이 지금 불타고 있는데 음베키는 화재 원인이 성냥이냐 라이터냐고 따지고 있다”고 말했다. 집권 2년째를 맞는 음베키의 에이즈 정책의 허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공개적으로 에이즈바이러스 보균자임을 선언한 남아공의 고등법원 판사 에드윈 카메론은 “1998년 이후 남아공의 에이즈 환자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며 “이는 에이즈 확산 저지에 대한 남아공 당국의 무능력을 입증한다”고 지적했다. 음베키는 이런 비난 공세를 예견이라도 하듯 평소 소신인 `가난 등 결핍요인들이 에이즈의 근본 원인'임을 더이상 소리 높여 주장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주 에이즈 문제의 근본은 에이즈바이러스 퇴치임을 다시 못박은 `더반 선언'을 내놓은 5000여명의 에이즈 전문가들의 반감을 꺾지는 못하고 있다. 강성만 기자sungman@hani.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