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378
필독] 과학기술의 덫에 갇힌 언론  

과학기술의 덫에 갇힌 언론    강양구 《녹색평론》제80호 2005년 1-2월호

지난 11월 과학기술부는 황우석 교수에게 2005년에 265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파격적인 지원에 당연히 따라야 할 공식적인 선정 과정이 없었다. 황우석 교수의 인간배아 복제 연구결과가 나온 이후 5월,《네이처》는 ‘한국의 줄기세포 스타들, 윤리적 의혹에 시달리고 있다’라는 제목으로 황우석 교수의 난자 획득 경위, 기관심사위원회(IRB)의 통과 문제,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이 공동저자로 포함된 경위에 대한 의문 등 여러가지 윤리적 의혹을 제기했다.

가장 극적인 사례는 2002년 과학계에 큰 충격을 안겨 주었던, 물리학자 얀 헨드릭 쇤의 논문조작 사건일 것이다. 독일출신의 30대 초반의 물리학자인 쇤은 1997년 미국의 벨 연구소에 자리를 잡은 뒤 약 4년여에 걸쳐 약 100여편의 논문을 쏟아내며 동료 물리학자들을 흥분으로 몰아넣었다. 하지만 4년여에 걸친 쇤의 연구는 모두 날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과학계는 수차례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저명한 연구소에서 실험 관리가 허술하게 이루어졌다는 점,《네이처》,《사이언스》같은 유명한 잡지에도 쇤의 조작된 연구가 25편이나 실렸다는 점 등을 큰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황우석 교수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평소 우리나라 언론들이 ‘맹신’하는《네이처》나《사이언스》는 2002년 10월 초 머릿기사로 쇤의 기만행위를 다루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언론은 이를 거의 보도하지 않았다.
한가지 짐작해 볼 수 있는 것은 쇤의 ‘조작된 연구’가 나노기술에 대한 환상을 품게 하는 데 크게 일조해 왔다는 점이다. 2002년 말은 우리나라가 나노기술개발촉진법을 제정하는 등 전세계적인 ‘나노기술 열풍’에 본격적으로 편승하던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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