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소식도 궁금하시다니, 기쁜 마음으로 몇 자 남깁니다.
사실 사이트에는 거의 매일 들어오는데, 그냥 훓어보고 나가게 되더라구요.
사람 마음이 간사해서 그런지, 절박할 때는 할말도 많고 궁금한 것도 많았는데,
악몽같던 시간들이 일단락 되고 나니 좀 느슨해지는 게 사실이네요.
사실 막판에 흥미진진한 일이 있었답니다.
오프 모임이 있을 때 얘기하려고 했던건데...
서울대학 병원에서 최종적으로 음성 판정을 받고 그 다음날인가...
엄마한테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구구절절이 얘기했어요. 엄마랑 저는 비밀이 없거든요.
흥분한 엄마가 다음날 보건소에 찾아가서 한바탕 하셨나봐요.
보건소 직원이 울먹이면서 전화를 했더라구요... 그렇게까지 힘들어 했을 줄은 몰랐다면서
어떻게 미안함을 표시해야 될 지 모르겠다구요.
(엄마 앞에서는 화장이 다 지워지도록 울었다더군요)
엄마가 사과 전화 하라고 시켰나봐요.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할 일은 아니었는데요... 라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피가 쭈뼛 서더라구요.
그래서 그건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고, 에이즈 검사하라고 보건소에서 오라는데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룰루랄라 피뽑으러 갈 사람이 어디 있겠냐구요...
알고 보니, 보건소 자체에서 실수가 있었더라구요.
제 경우는 종합 검진에서 애매한 반응이 나온 경우였는데(종종 있는 일이래요)
(바라님이 쓰신 것처럼 양성 판정을 받았던 것은 아닙니다)
병원에서 보건소로 연락해 피를 재검사해 줄 것을 요청했는데,
이런 경우 환자에게 알리지 않고 보건소 자체에서 병원에서 피를 가져다가 국립 보건원에서
검사를 한 후 아무 이상이 없으면 그냥 그걸로 끝이고(대부분의 경우가 이상이 없죠)
국립 보건원 검사에서 이상이 있으면 그 때 환자에게 연락을 해서 다시 정밀 검사를 하게 된대요.
그러나 실제로 국립 보건원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어도 추후 정밀 검사를 다시 했을 때 음성으로
나오는 경우도 종종 있대요.(이건 울먹이며 사과 전화한 그 보건소 직원이 한 말이에요)
제 경우 병원에서 보건소로 재검사 요청을 했을 때 보건소에서 그냥 피를 버리라고 했대요.
우리가 알아서 환자를 다시 불러서 피검사를 하겠다구요. 실수를 한 거죠.
그래서 제게 연락을 했던거고 피를 버리지 않았으면 병원의 피로 검사를 해서
음성이 나왔을 수도 있었던 거죠.
차라리 보건소에서 피를 버렸다고 실수를 인정하고 상황 설명을 했으면 제가 그렇게까지
극단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았을텐데 자신들의 실수를 감추기에 급급해서 공연히 생사람을 잡다니...
어이가 없었지만, 다시는 이런 일로 인해서 저와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게 조심하라고
얘기하고 말았습니다.
에이즈가 존재하든 안하든 간에 확실한 것은 보건소 직원도 인정했듯이 현행 HIV 바이러스
검사의 정확성에 많은 의문점이 있다는 것이며 잘못된 검사 결과로 인해 잠못이루며 괴로워하는
포비아들이 많을 것이라는 겁니다. 정말 끔찍한 일입니다.
저는 그동안 손놓고 지냈던 제 일들 다시 조금씩 시작하면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제가 한가할 때는 모임이 꽝 나더니,... 일요일날 참석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노력은 하겠지만...
아무튼 모두들 씩씩하고 행복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