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현재 호주 시드니에 살고 있는 41살의 남성입니다. 영주권 신청을 위해 신체검사(혈액테스트 포함)를 받고 기다리던 중 의사의 호출을 받고 병원에 갔었습니다. 의사가 제게 HIV 양성으로 나타났다고 말했을 때, 저는 하늘이 무너지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내가 에이즈환자라니..
그때의 심정은 정말로 사형선고를 받는 기분이었습니다. 한동안 말을 못하고 있는 나에게 의사는 내가 잘 못알아들은 걸로 알고 에이즈가 아니라 HIV-양성자라고 다시 한 번 말해주었습니다.
그래서 궁굼했죠.. 에이즈와 무엇이 다른지..
그리고 현재 1단계라고 말해주던군요..그럼 몇단계까지 있다는 거야?..
그리곤 나에게 2차검사를 받았으면 하더군요..그리곤 다른 병원에 예약을 해주었습니다. 병원을 나서면서 모든 사물이 달라보였습니다. 죽음을 몇달 앞둔 암환자의 심정을 알겠더라구요.. 그러면서 호주인 애인이 생각났습니다. 그는 괜찮을까? 혹 내가 전염이라도 시켰으면 어찌하나 하고요.. 현재 저는 애인이랑 1년여를 같이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혀 예방조치를 하지 않고 성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날밤 둘이 부둥켜안고 운 생각을 하면 아직도 가슴이 아려옵니다. 그 다음날 둘이 에이즈 전문 병원을 찾아 의사를 만났습니다. 그 의사의 설명에 의하면 HIV는 4단계가 있고 1단계는 초기증세이고 4단계는 에이즈로 알려져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엄밀히 말하면 나는 에이즈가 아니라 HIV 양성 1단계라고 하더군요..이 1단계에도 약한(mild) 4%와 강한(strong)4% 그리고 중간 단계가 있는데 약한 4%는 치료약없이 평생 수명(말로는 40-50년)을 다할 수 있고 단지 체내에 바이러스만 갖고 있다는 군요..또한 강한 4%는 치료하지 않는 상태에서 2-3년을 살수있다는 것이고 중간은 치료약만 먹으면 평생을 살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약만 꼬박꼬박 챙겨먹으면 당뇨병환자가 인슐린 주사맞으면서 사는 거랑 별다를 것없다고 안심부터 시켜주었습니다.그리곤 내 혈액을 채혈하고 일주일 후에 다시 검사결과를 보러 오라고 했습니다. 애인도 그날 혈액검사를 의뢰했습니다.
그날이 오늘이었습니다. 검사결과를 기다리기까지 조마조마한 심정이라니.. 그저 한가닥 희망이라면 이 모든게 실수 이길 바랬고, 혹 내가 양성자라도 애인만큼은 음성으로 나타나길 빌고 또 빌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애인은 음성으로 판명됐고 나는 HIV 양성자로 현재 1단계고 CD4는 390으로 (정상인은 700정도라고 함), 가장 중요한 HIV바이러스는 약한 상태라고 하더군요.. 운이 좋은 편인가요? 현재 상태라면 CD4의 수치에 달려있지만, 치료약없이 평생 수명을 다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그리고 한 10년전쯤 감염되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12주후에 다시 검사를 받을 것을 요청을 했습니다. 애인 또한 나랑 같이요.
내가 생각해도 내 몸이 자랑스럽더군요.. 그 무섭다는 바이러스를 몸에서 잘 조절하고 있으니 말이죠.. 건강체질도 아닌데, 물론 내놓고 자랑을 할 수 없지만 이제는 에이즈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 같기도 하고요..
그러니 혹 이글을 읽으시는 감염자 여러분들도 힘내세요.. 모든 감염자들이 다 죽어야 하는건 아닌것 같으니까.. 치료약만 꾸준히 복용하면 한 평생 다한다니까.. 절대 자포자기 하지마세요..
한가지 제가 그동안 몇년동안 해온일이라면 제가 마른체질이라 살좀 찌울려고 헬스 운동(집에서 운동 기구가지고 하루 1시간정도)하면서 단백질제(보디빌더들이 먹는 프로테인제)를 꾸준히 먹어온 것입니다. 물론 그게 효과가 있었는지 어쩐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단지 그게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막연히 생각이 들더군요.. 꾸준히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방법이 가장 좋은 치료약이 아닐까도 생각이 들더군요..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