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바라
2002/4/7(일)
에이즈, 동성애 조직에 대한 어떤 생각들...  

혹시 엑트업을 아시나요?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면, 당신은 우리 모임에 처음 왔거나 별로 와보지 않은, 혹은 외국의 에이즈 재평가 운동에 관해 아예 관심이 없는 사람이 분명합니다. 지금이라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면, 이 글은 조금 재미있는 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 관심이 생기지 않았다면, 권유하건데 이 글을 읽지 마십시오. 당신에겐 따분한 글이 될 것입니다. 또는 열 받을 수 있습니다.

남한의 동성애자 단체들은 엑트업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또 그들의 모범적인 이론 및 실천을 많이 배우고자 노력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가령, 남성 동성애자 단체인 '친구사이' 등등. 그 이유는 엑트업이 동성애자의 권리 쟁취를 위해 그 누구보다 피터지게 싸운 역사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남한의 동성애자 조직은 기본적으로 좀 덜 떨어진, 굉장히 후진적인 조직입니다. 머리를 어디에 두고 다니는지종잡을 수 없지요. 정확하게 말한다면, 자신들만의 폐쇄적인 회원 공간에 불과하고, 정치적으로 분석한다면 고작 중간계급의 이데올로기에 불과합니다.

저는 동성애자가 아닙니다. 하지만 동성애자보다 더 많이 동성애의 역사에 대해 공부를 했습니다. 왜냐고요? 저는 이성애자이기 때문입니다. 동성애자가 해방되지 않고는 이성애자 역시 해방될 수 없다고 믿고 있는 극소수의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신의 섭리도 규정할 수가 없는 인간의 사랑을 이데올로기로 구분하고, 그 혹은 그녀의 애뜻한 감정을 단지 동성이라는 이유만으로도 탄압하는 것은 결국 인간의 본성에 대한 본질적인 제약입니다. 우리는 남녀를 떠나 그 무엇이라도 사랑할 수 있으며, 남녀의 관계에 속박될 그 어떤 이유도 없다고 저 개인은 확신합니다. 남녀의 관계란 일부일처제가 강요해 온 , 혹은 사회화시킨 신화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런 제가 왜 동성애자 조직을 비판하냐고 궁금할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사실 대부분의 동성애자 조직은 비판받을 가치도 없습니다. 단순 친목 모임에 대한 정치적 견해는 아무 의미가 없으며, 중요한 건 그들 역시 문제의식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최소한 믿음이 가는 조직들에 관해 -아무리 믿음직하지 못하더라도- 나름대로 비판적 견해를 갖고 있는 것입니다. 에이즈 문제를 피해갈 수 있는 동성애자는 없거든요. (이건 숫한 이성애자 조직이나 이성애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동성애자 조직보다 이성애자 조직이 더 바보같지요.)

앞서 저는 남한의 진보적 동성애자들 아니면 영어를 좀 하는 교육받은 동성애자들이 엑트업의 역사에 관해 공부를 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대단히 위선적인 잣대를 갖고 있습니다. 엑트업이 어떤 조직인가를 정확하게 이야기하질 않지요. 엑트업이 에이즈 신화를 반대하는 hiv 양성 판정을 받은 동성애자의 조직이란 것을!!

언젠가 엑트업의 활동 연혁을 본 적이 있습니다. 대단하더군요. 창립 초기부터 지금까지 이어 온 그들의 실천력은 정말로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hiv에 의한 에이즈가 사실이었던 것으로 알고 오다가 이후 듀스버그 박사와 면담을 하고, 곧 조직적 토론과 합의를 통해 hiv가 존재하지 않으며, 에이즈는 동성애자를 탄압하는 이데올로기라는 점을 통찰하게 되는 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남한의 동성애자 조직들은 철저하게 보수적이지요. 대한에이즈예방협회를 자신들의 연대조직으로 알고 있고, 박광서씨를 동지로 인식하는 이들의 놀라운 무지함. 그 속에는 진보로 위장한 그들만의 구역질 나는 편견이 숨어 있습니다. 남한의 동성애자 조직들은 지금 이 순간도 우리 모임을 '바보 혹은 음모론자들의 모임'으로 몰아부치고 있습니다.

오늘도 엑트업 사이트에 가보았습니다. 참 훌륭하다는 .. 감탄들... 한편, 비감이 교차하더군요. 남한의 동성애자들이 가장 모범적으로 보는 엑트업이 사실은 우리 모임과 동지적 연대를 나누고 있다는 것들에 대해...

조직과 개별적인 인간은 다르지요. 남한의 동성애자 조직과 동성애자 개인은 분명히 다릅니다, 그리고 우리 모임의 회원인 동성애자와는 더욱 다릅니다. 우리 모임의 동성애자 회원은 진보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그 어떤 동성애 조직보다 훨씬 뛰어난 선진적 의식을 갖추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에이즈가 허구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백다발의 이론보다 보다 뛰어나다고 여깁니다.

그렇습니다, 이 글의 주제는 '비감의 교차'입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저는 아주 냉정해질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남한의 에이즈 조직들이 반체제 에이즈 운동에 대한 적이지만, 그 적개념이 얼마나 허망한가를 곧 깨닫게 될 것이라는 것을!!!

결론은 이것입니다.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는 것! 그 동안 더 많은 동성애자들이 에이즈의 그물 속에서 목숨을 잃어가더라도 그것은 모두 순전히 동성애자 조직의 무지와 편견에 있다는 것입니다. 엑트업의 실천력은 그것을 반증합니다. 왜냐하면, 엑트업은 그들 스스로 동성애자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에이즈 신화를 박살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엑트업의 회원은 고작 12명입니다. 하지만 이 12명이 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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