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바라 (bompt@hanmail.net)
2002/2/16(토)
여태 잠 안 자고 자료 검색하다가 ...  

이제 한국에서 에이즈 자료 검색은 왠만하면 안 할까 합니다.
찾아볼 자료는 거의 다 찾아본 것 같고, 게중에 읽을 만한 자료를 발굴한다는 게 마치 짚 속에서 바늘 찾기처럼 어렵고, 조개에서 진주알을 발견하는 것처럼 희귀하기 때문입니다. 이 쓰레기 같은 에이즈 정보들을 생산하느랴  온갖 정성을 쏟았을 에이즈 기관 및 유사기관, 매스컴의 각고의 노력을 생각하면,  불쌍하기 짝이 없습니다. 속된 말로 표현하건데, 이들이 머리를 왜 들고 다니는 지 모르겠습니다. 생각을 안 할 거라면, 무거운 머리 뚝 떼서 집에 두고 다니는 게 더 효율적인 인생일 텐데...

남는 시간에 구인정보를 검색했지요.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할 줄 아는 것도 도둑질(?) 뿐이라서 혹시 도둑놈 한 명 급하게 구하는 회사가 없을까 싶어 눈이 빨개지게 클릭~ 클릭~

그러나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그 유명한 거짓말이 문자 그대로 거짓말임을 또다시 확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건전하고 성실하게 한 건 해치울까 했는데, 간혹 눈에 띄는 도둑놈을 뽑는 회사들이 오히려 도둑놈을 혹독하게 착취하려고 하지 않겠습니까? 전천후 엔터테이너를 뽑는 곳이 많더군요. 쉽게 말하자면, 날고 기는 능력을 갖춘 사람말입니다.

저 같이 단순하고 -그래서 에이즈는 없다, 이 한 마디로 모든 생각을 표현합니다- 날고 기는 능력이 없는 사람은 이제 도둑질 업계를 떠나야 할 듯 싶습니다. 이 세계도 점점 나이 어린 사람을 선호하다보니 저와 같은 고령자는 저 유명한 스핑크스의 질문, 밤에는 다리가 세 개 달린 존재가 되어야 하고, 그 런 생각을 하니 약간 서럽기까지 합니다.

결국 노동부 홈페이지에 가서 전에는 눈길 한 번 준 적이 없던 '단순 노무' 코너를 검색했더니 아파트 수위, 건물 청소, 식당 보조를 찾는 정보가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더군요. 보아하니, 이조차 경쟁률이 만만찮은 것 같고 ... (보통 중졸 이상의 중년, 노년층이 즐겨 찾는 이 일을 제가 하면 천벌 받지요. 왜냐하면, 제가 취업되면 이들에겐 그나마 없던 일자리 하나가 또 줄어든 것이기에!)

요즘 공공근로에 고학력자가 붐빈다고 하네요.
분노의 포도(1930년대 미국 대공황시 대규모 실업사태를 가리킴) 시대입니다.
아르헨티나에서 어린 젖먹이를 안고 구걸을 하던 젊은 남자의 사진을 본 게 바로 엊그제인데 ...
그 대열에 저도 앉고 말았다는 걸 오늘 구인정보 검색을 하면서 확실히 실감했습니다.

하여튼...

카피라이터를 구한다는 회사와 경력 기자를 구한다는 회사에 이력서를 넣어볼 건데...
제 성격이 또 문제입니다.
저의 신조는 '마음에 안 드는 곳은 절대로 안 간다'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앞으로 함께 일할 사람(상사)의 인격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직설적으로 질문하고 대답하는 버릇이 있어서 ...
사실 며칠 전 면접을 본 회사에서 '합격됐다'고 전화가 왔지만, 면접 당시 회사 이미지가 너무 안 좋아서 제가 안 갔습니다.
하지만 (어디가서 밥도 못) 빌어먹을 자존심은 이제 접어야 할 때가 온 건지도 모릅니다.
패기만만하던 20대가 좋았지요 --;;

도둑놈 밥 먹여주고 일 시킬 데 하나 없다는 것은 이 시대의 비극입니다.
정직하게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겪고 있는 말못할 절망입니다.

즐거운 하루가 되십시오,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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