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bompt (bompt@hanmail.net) 2002/12/1(일) 23:02 (MSIE5.0,Windows98,DigExt) 211.59.186.201 800x600

바보같은 사람들......   저는 바보같은 사람을 좋아합니다. 이들을 만나면 저의 진정한 모습을 보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래서 제 주위에는 바보같은 사람이 많습니다. 말 몇 마디만 나눠봐도 '바보같은 사람'과 '바보같지 않은 사람'을 파악할 수 있지요. 또 어눌한 말투에서 드러나기도 하고, 눈을 감고 크게 웃는 얼굴에서도 보입니다. 혹은 저처럼 은하철도 999의 매니아일 수 있습니다. 제가 바보같은 사람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들의 본성이 식물과 같기 때문입니다. 괴테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지요. "현명한 사람이 바보같이 보이는 것은 현명함을 받아들이고, 바보스러움을 밖으로 내보내기 때문이다." 식물도 이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태양빛을 받아들여 광합성을 하며 산소를 배출하는 식물이 녹색으로 보이는 것은 태양빛 중 녹색을 받아들이지 않고 반사시키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사실이 한참 동안 저의 호기심을 자극했지요. 도대체 왜 녹색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일까. 이에 대한 저의 고민은 자연스럽게 색채학에 대한 심층적 고찰로 이어졌습니다. 시중에 나온 왠만한 색채학 관련 책은 거의 다 섭렵했지요. 그러나 식물이 녹색을 받아 들이지 않는 이유를 속시원하게 설명해주는 사람은 없더군요. 그러다가 작년 여름 드디어 고민이 풀렸습니다. 아주 간단하게! (순간적으로 뜨오른 영감이었습니다.) 핵심은 빛의 3원색인 B, G, R에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식물은 녹색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받아들이고 있는데,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좀더 고차원적인 차원에서 녹색을 받아들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것은 사랑이었습니다. 즉, 녹색을 반사시킴으로서 식물은 지구의 다른 생명체와 조화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알다시피, 생명의 기본 에너지는 빛입니다. 그런데 빛은 세 가지 파동이 결합된 상태입니다. 녹색, 파랑, 빨강 그렇다면 지구라는 행성 전체를 보십시오. 인공위성이 찍은 지구의 사진을 본 사람이 있다면 그때 기억을 회상하면 더욱 좋습니다. 바다는 파랑, 땅은 빨강, 밀림 지역은 녹색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눈썰미가 좋은 사람이라면 지구라는 행성에서 이 세 가지 색을 제외하곤 다른 색이 나타나지 않다는 걸 눈치챘을 것입니다. 지구를 생물과 무생물이 상호 작용하는 생물체로  바라보면서, 지구가 생물에 의해 조절되는 하나의 유기체임을 강조하는 가이아 이론을 아는 분이라면, 식물이 맡은 역할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게 바로 식물이 녹색인 까닭입니다. 존재 그 자체가 조화이고, 삶과 사랑이 동의어인 존재! 이 사실을 깨달은 직후 식물을 보는 저의 시선이 남달라졌다는 건 그래서 우연이 아닙니다. 지구는 하나의 거대한 빛입니다. 비록, 태양이란 존재가 있기에 존재할 수 있는 명제이지만, 중요한 것은 바보같은 사람이 바로 이 식물이고, 땅이고, 바다라는 것입니다. 인생이 유쾌할 수 있다면, 우리들 중에 바보같은 사람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각설하고. 우리는 죽음의 과학이 지배하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제초제 등 농약을 사용하는 현대농법, 수술과 화학약품에 의존하는 현대의학, 군대와 핵무기로 경쟁하는 국민경제 그리고 에이즈 가설. 산다는 게 짜증나고 답답한 건 피할 수 없는 숙명입니다. 썩을 놈의 세상에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내가 먼저 바보같은 사람이 된다면, 적어도 이 세상은 더 이상 썩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야말로 빛과 소금이기 때문입니다. 진보가 뭐냐고 묻는다면, 지금부터 저는 이렇게 말할 겁니다. "바보가 되는 거요.^^" 즐거운 하루가 되십시오. 삶은 계속됩니다.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