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bompt (bompt@hanmail.net)
2002/9/13(금) 15:41 (MSIE5.0,Windows98,DigExt) 211.49.136.59 800x600 |
Re..광서야... 똥이 더러워서 피한다는 네 말에 동의한다. 나도 똥이 있으면 일부러 밟지 않는다. 그 누구라도 이와 같을 것이다. 그래서 똥을 일부러 밟는 사람은 두 종류의 사람일 것이다. 똥이 있다는 걸 몰랐던 사람과 똥을 밟지 않으면 지나갈 수 없는 길을 걷는 사람 등등. 다행히 너는 똥이 있다는 걸 미리 알아차리는 사람이구나. 그러니까, 똥이 더러워서 피한다고 생각하는 거겠지. 그런데 궁금한 게 생겼다. 도대체 무엇이 똥이란 말인가? 즉, 네 의식에 어떤 게 더럽고 치사하게 느껴진다는 건지 알고 싶어진 것이다. 단순히 널 비난한다고 그게 똥일 수는 없다. 혹은 러브포원을 공격한다고 그게 더럽고 치사한 행동이라고 단정내릴 수 있는 잣대는 없다. 비난과 공격이란 상대적인 의미이고, 어떤 경우에는 꼭 필요한 행동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난과 공격을 정당한 행동이라고 부를 수 있음은 물론이다. 어느 편에 서 있는가에 따라.. 광서는 러브포원이 HIV 감염인들의 자조조직인 동시에 인권을 담보한다고 생각한다. 분명히 너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여기에 네 삶을 의존하는 게 확실히 보인다. 즉, 러브포원은 광서가 기댈 수 있는 언덕이라는 셈이다. 그러나 러브포원이 그 동안 했던 인권운동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이건 단순히 시각의 차이가 아니다. 마산교도소에 갖혀 마녀재판을 받던 구씨에 대해 러브포원은 책임을 방기했다. 광주교도소에 갖여 있는 진도 에이즈 사건의 서씨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세상을 시끄럽게 만든 이 끔찍한 사건에 광서가 나타나지 않은 것은 네 의식과 함께 러브포원의 정체성도 면밀히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일 것이다. 이게 바로 검증이다. 너를 검증하는 건 네 자신의 양심이고, 냉혹한 현실이다. 결국 네가 똥이 더러워서 피했다면, 그 동안 네가 피해다닌 것은 모두 똥이란 말인가? 나는 이번 사건들이 모두 똥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더럽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무서워하지도 않는다. 언론의 마녀사냥이 똥이었고, 재판부의 마녀재판이 똥이었다. 우리 모임은 똥이 똥임을, 그래서 잘못된 것은 바꾸어야 한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설명하고 또 설득해왔다. 하지만 이 와중 똥을 피해나갈 사람들은 모두 피했고, 똥이 무서웠던 사람들도 모두 피했다. 도대체 너는 어디에 속하는 사람인가? ... 앞서 나는 광서에게 러브포원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말했다. 그리고 너의 이 중요함에 대해 아무도 시비를 걸지 않을 것이다. 관념 속에 환상의 왕궁을 짓든, 오뉴월의 장미빛 꿈을 꾸든 어떤 사람에게 공상은 삶의 기둥이 될 수 있음을 심리학자들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네게 중요한 것이 만인에게 모두 소중한 존재는 절대 아님을 빨리 알아야 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러브포원에서 더 많은 공포를 느끼고, 절망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너는 사실상 아무 의미가 없음을 나 또한 지난 에이즈 운동을 통해 확실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또한 너는 똥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네가 똥이 되고 말 것이다. 이 모임에서 어느 분이 네게 똥칠한 것은 바로 그런 의미이다. 명확하지 않은 사람에게 비난은 똥칠이고, 명확한 사람에게 비난은 칭찬이라는 점을 숙고할 필요가 있다. 어쨌든.. 나는 네가 항상 건강하기를 바라며, 살아 있는 동안 언제 술 한 잔 함께 마실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만일, 네가 소위 에이즈 치료제라는 걸 먹게 되는 날에는 널 볼 날도 얼마 남지 않을 테니까. (약 먹지 마라. 절대) 즐거운 하루가 되렴. 삶은 계속된다. 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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