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바라 2002/7/13(토) |
땀에 절어... 온 몸이 땀에 흠뻑 절어 있습니다. 하얀색 티셔츠를 입었는데, 어느새 누런색으로 변했군요. 하루종일 설겆이를 하느랴~~ 호텔 주방에서.. 아르바이트였습니다. 지금 묵묵히 담배 한 대를 피우면서 만감에 젖어 있습니다. 그런 것 같습니다. 고된 노동 끝에 떨리는 손끝으로 담배를 쥐면 소주 생각이 나고 (아주 차분하게) 나를 둘러싼 세상을 묵묵히 지켜볼 수 있다는 것들... 요즘은 스콧 니어링의 자서전을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독서삼매를 통한 일종의 명상입니다. 니어링은 참 대단한 인간입니다. 금세기에 이와 같은 참된 인간과 함께 숨을 쉬며 살았다는 건 내게 아주 큰 영광입니다. 그는 죽었지만, 나는 그를 기억하며 또 인생에 대해 고민하는 후배에게 그에 대해 말해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을 읽으면서 난 약간의 놀라움을 가져졌습니다. 그가 관심을 가진 아주 다양한 분야가 곧 나의 관심분야라는 사실에... 살아 생전 그는 자신의 삶의 원칙 및 생각에 공통점을 가진 친구가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지만, 그가 죽어서도 내 말을 들을 수 있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군요. '그렇지 않아요. 난 한 가지만 더 노력하면 당신과 다를 게 없는 공통점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난 당신이 자서전에 밝힌 감명 깊게 읽고 특별히 간직했던 책을 대부분 읽었고, 그 책 중 일부는 책장에 꽂혀 있습니다. '라고. 그 한 가지가 채식주의입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채식주의를 실천하려고 노력했지만 번번히 실패하고 말았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채식주의자가 되어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난 동물의 살과 피를 뜯으면서 살기에는 마음이 너무 여릴 지도 모릅니다. 항상 죄책감을 갖지요. (밥을 먹으면서 죄책감을 갖는 게 얼마나 지랄 같은 건가요.) 그런데 니어링과 나는 너무나 다른 사람입니다. 나 같은 소인배가 그의 수준에 쫓아가려면, 아마 10번은 더 태어나야 할 겁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환생을 믿는다면, 우리는 환생을 우주의 법칙 속에 포함시킨 신에게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나도 언젠가는 (10번이든, 100번 이든) 다시 태어나서 니어링과 같은 수준의 고귀한 삶을 살 수 있을 거라는 필연적인 결과를 확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인생이란 기차와 같은 것입니다. 니어링이 기차의 제일 앞에 있다면, 나와 당신은 제일 뒤에 있다는 차이 정도, 결국 기차는 하나이고, 같은 종착역에 도착하게 될 것입니다. 시간은 그렇게 의미있지 않습니다. E=mc2의 역학관계에 불과하다고 치부해도 나쁘진 않겠지요. 랩송을 부르는 노래팀 스파이더는 랩을 부르는 게 자신의 신념이라고 하더군요. 이처럼 노래가 자기 신념이 될 수 있는 세상, 반체제 에이즈 운동도 자기 신념이 되고, 이를 통해 1년에 단 한 명의 포비아가 올바른 인식을 획득, 포비아 탈출을 하게 된다고 해도 이 한 명의 인생을 위해 그 동안 쏟아부은 열정은 아깝지 않을 것입니다. 니어링은 땅을 파 먹으며 열심히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가르쳐주었지만... (그의 땅 파 먹는 방법은 언젠가 반드시 필요할 것입니다. 내게는...) ... 얼마 전 일주일 정도 금언을 하며 살고 싶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입 닥치고 사는 거지요. 하지만 쉽게 안 되는군요. (주위에서 말을 시켜서~ 또 말 안 한다고 화를 내는 사람도 있고~) 수화를 배울 지, 최대한 말을 아낄 지 찬찬히 고민해봐야겠습니다. 두서 없이 그냥 땀에 절은 글 좀 써봤습니다. 모두들 즐거운 주말이 되십시오. 바라 덧말 참, 오늘 리처드 바크가 굉장히 멋있는 말을 했던 걸 발견했습니다. 평소 이 양반을 탐탐치 않게 생각해서, 나중에 시간이 좀 나면 리처드 바크의 소설관을 비판하는 글을 쓸려고 했었는데, 오늘 발견한 이 한 마디가 나의 비판 의지를 꺾었습니다. "당신의 지구상의 임무가 끝났는지 알아볼 것- 당신이 아직 살아 있으면 끝나지 않은 것이다." 리처드의 이 말은 평소 나의 생각과 완벽하게 같습니다. 하지만 그는 단 한 마디로 축약할 정도로 글재주가 있군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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