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최강 (norway99@lycos.co.kr)
2002/2/2(토)
보험을 해약하면서.....  

평소에 보험의 필요성에 대해 별로 실감하지 못하고 살았습니다만
몇 종류의 암보험같은 보험을 아는 사람의 권유로 가입했었더랫습니다.
그러던중 작년에 외국계보험회사를 다니던 후배의 소개로 종신보험이란걸 가입했는데
사망보험금이 3억인가 되는 보장성 종신보험이란걸 가입했습니다
보험료가 상당했지만 그럴만한 가치가 잇다 생각했는데.....
약관을 읽어보니 자살을 해도 2년경과후엔 보험금을 지급한다더군요...

난데없이 양성판정을 받고
경악하고 의심하고 부인하다 결국 통곡속에 내린 결론은 하나였습니다
가족들에게 회사직원들에게 알려지고 죄인처럼 도망다니다가
결국 이름모를 소도시 허름한 병원에서 내가 알고있던 저주받은 천형의 에이즈환자처럼
뼈만남고 육신은 썩어들어가고 모든 장기는 곰팡이에 점령당한채
처절하게 죽어가야한다면
지금 에이즈 그 무서운 바이러스에 유린당하기전에
모든 가까운 사람들에게 조차 버림받아야하는 고통 당하기전에
차라리 사고로 가장해서 자살을 하자......

자살의 방법조차 선택할수 없는 것이 양성판정자였습니다.
어느 여관방에서 독극물을 삼키고 죽어 발견된다면
그건 에이즈를 비관한 자살로 남겨질테니 가족들에게 죽어서도 치욕을
남기는 결과가 될터이니.....
내가 선택할수 있는것은 사고사뿐이더군요....

그래서 전 자살을 결심한 다음날....보험회사에 전화를 걸어 교통재해보험을
가입했습니다.....  
보험범죄일테죠....
하지만 그냥 죽어가기엔 내 아들과 아내에게 남겨줄것이 아직은 너무나 적어서
그 비열하지만 어쩔수 없는 슬픈 보험계약을 하면서
전 너무나 살고 싶었습니다.
다시 아이와 볼부비며 침대위에서 뒹굴고 싶었고
목욕탕을 다녀오는길에 맥도날드에서 아이스크림을 사주고도 싶었습니다만
이젠 모든것이 내게 허용되지 않는다라는 생각에 길을 걸으면서도 눈물을 주체할수
없었습니다.
이유도 모르고 과정도 모른채 그 무서운병이 내게 와버렸는데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다음날 회사엔 휴가를 내고 집에는 출장이라 말하고 전 차를 몰고 동해안으로 갓습니다
와이프와 자주 놀러다녓던 울진 바닷가 7번국도
마주오는 차앞으로 핸들만 돌리면 모든것이 정리될것이다.......
모든것이 사라질것이다
모든것이 잊혀질것이다..........
눈물에 어룽거리는 도로를 과속으로 달리면서 조금만 더가자 조금만 더가자....
더 죽기좋은 곳이  있을것이다 스스로 망서리면서
도착한곳이 동해휴게소였습니다...
차안에 망연히 앉아서
마를거같지 않던 눈물을 그치려는데....
핸드폰이 왓습니다....
제 아들....
출장 마치고 오는길에 팽이를 사다달라는 아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다시 한번더 이 저주가 풀리기를 얼마나 간절히 기도했는지 모릅니다
죽지 못했고...
죽을수 없었습니다.

그날 이후 전 업무시간중에도 모든 인터넷사이트를 뒤지기 사작했습니다
살아남을 방법을 찾기위해...
그러나 영어는 어렵기만 하고
한국사이트는 너무나 빈약했고 더구나 한국 사이트는 그날 죽지못한 저를 비웃는
내용이 오히려 많더군요.....
그러다 발견한 바라님의 카페에서 전 제가 가진 의문의 상당부분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내가 이해하지 못햇던 많은 부분의 해답이.....

이젠 3개월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스스로 재검사를 준비하고 있고
재검사결과에 대해 연연해하지 않을 만큼의 스스로의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러던 오늘....
전 고등학교 동기의 부음을 받았습니다.
3년전 위암판정을 받았던 어릴적 친구..
결국 요양병원을 전전하다 45킬로의 앙상한 주검으로 이세상을 떠난 친구앞에서
39의 나이로 이세상을 떠난 친구앞에서
전 아직 10년이란 시간은 적어도 보장받은 사람이란 생각으로 슬프게 웃었습니다.
그리고
교통재해보험을 해약했습니다.
자살은 이제 내가 갈 길이 아니다 라는 결심을 햇습니다.
무엇이 진실인지
반드시 살아서 확인해야할 의무가 제게 있다는 생각입니다.

이미 양성판정 통보만으로 스스로 목숨을 던진 200명 가까운 사람들....
그들과 같은 억울한 영혼으로 남을 것인지..
그 억울한 영혼들을 위로할 유일한 증거인으로 남을것인지...
이젠 그 길을 알듯합니다....
그래서 전 오늘 보험을 해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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