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바라 2002/6/9(일) |
Re..박광서씨... 우린 동갑인데.... 회원 정보란에 있는 당신의 태어난 해를 봤습니다. 동갑이더군요. 나와 당신이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었음을 예전 글에서 말했으니, 접어두고... 그러고보니, 예전에 당신께 내 마음을 털어놓으며 술 한 잔 하자고 청할 때도 난 술을 먹고 있었고, 지금도 술을 먹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나로서는 견디기 힘든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당신과 다툰다는 게... 우리가 전생에 무슨 악연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내가 '광서야~'하면, 당신은 기분이 나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당신이 '바라야~'하면 난 기분이 참 좋을 것입니다. 어쨌던 우린 삶이 힘들다는 게 뭔지 아는 사람이니까, 이만큼 어렵게 살아왔기에 어쩌면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도 있고, 각자 서로의 길에 대해 명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에이즈가 별 게 아니더라! 당신은 이렇게 생각할 지도 모릅니다. 거의 10년 동안 hiv 양성이었는데, 지금까지 건강하게 살아왔잖습니까? 내 마음 약한 거 알지요? 하지만 그때마다 에이즈로 고통받고, 절망하다 자살한 사람들 때문에 다시 한 번 불끈 일어난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까? 당신 마음을 내가 알 수는 없지만, 그래도 서로 이해하고 삽시다. 그 이해란 진실을 토대로 하고, 구체적인 현실 속에 존재하는 명확한, 인간적 이해입니다. 난 좀 어리버리하게 생겼지만, 당신은 참 똑똑하게 생겼습니다. 난 바보라는 말 참 많이 듣지만, 당신은 한 번도 바보라는 말 들은 적이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난 마음이 약한데, 당신도 약해보입니다. 그건 동갑네기로써, 척 보면 알 수 있는 우리들만의 직관입니다. 이제 좀 강해져야 할 때가 아닐까요? 난 불의를 보면 참 강해집니다. 백골단과 3대 1로 싸운 적도 있으니까. 후배들은 내가 굉장히 용감한 사람인 줄 압니다. 싸우면 물러설 줄 모르니까. 그래서 병원에 실려간 게 세 번입니다. 모두 100바늘을 꿰멨지요. 당신도 참 강한 사람입니다. 신문과 잡지에서 당신이 겪은 일들을 모두 읽어보았습니다. 아주 세심하게! 나 같으면 못 견뎠을 지 모릅니다. 너무나 참혹했지만, 그만큼 대단하다는 생각도 함께 했습니다. 이제 다른 이야기를 해보십시다. 당신이 운영하고 있는 러브포원.. 그게 정말로 당신이 가야할 길이고, 신념이라고 생각하고 있나요? 당신은 재검사를 받아서 음성 판정을 받을 생각이 없나요? 러브포원과 한국 에이즈 재평가를 위한 인권모임의 차이가 뭔지 아시나요? 그건 회원으로 있는 소위 hiv 감염인의 삶의 태도입니다. 우리 모임의 최강님이나, 강산님이나, 민님을 보십시오. 얼마나 당당한가요. 멋있나요. 그리고 최강님은 음성을 받았습니다. 삶의 시작님도... 그러나 러브포원의 회원들은... 매일 죽는 소리만 합니다. 하소연도 그런 하소연이 없습니다. 그들은 자신감이 없습니다. 10년이라는 죽을 날만 받아놓고 하루하루 절망 속에 빠져 삽니다. 그 중에서 가장 건강하고 마음이 편안한 사람은 오직 당신 뿐입니다. 우리 모임은 곧 hiv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을 다시 음성으로 바꾸기 위한 과학적이고, 획기적인 프로그램을 가동할 것입니다. 모든 것이 무료로 진행됩니다. 이건 혁명입니다. 잘못된 것을 바꾸기 위한... 난 당신이 참여하기를 원합니다. 회의심을 버리십시오. 당신은 우리 모임의 글을 모두 읽어보았지 않나요? 반체제 에이즈 이론에 대해 당신만큼 많이 아는 사람이 나말고 또 있나요? 용기를 내세요. 우린 친구입니다. 가끔 다툴 수도 있고, 심각하면 멱살도 잡을 수 있지만, 그래도 친구입니다. 당신을 위해서라면 내 모든 걸 희생할 수 있는... 그게 진실을 위한 것이라면.. 당신도 그러길 원합니다. 대화합시다. 술 끊은 거 알고 있는데, 술 한 잔 더 한다고 죽는 거 아니니까 한 잔 마시고, 기분 좋게 그 동안 살아왔던 이야기도 나누고... 여기서 털어놓지 못할 거 모두 다 속시원하게 내뱉으면서 오해를 풉시다. 이게 사람 사는 방법이란 거 당신도 알지요? 내가 당신을 오해하지 않는다는 건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당신이 운영자로 있는 러브포원의 성격 역시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러브포원에 대해 내가 한 말은 착각이 아닙니다. 그건 악의적인 비난이 아니라, 객관적인 관찰 결과일 뿐입니다. 틀린 게 있다면, 이야기하십시오. 다음에 만나면, 서로 말 놓고 편하게 지냈으면 합니다. 동갑네기끼리 존칭을 사용한다는 게 참 어색하군요. 난 이렇게 생각합니다. 당신에게 나만한 친구는 없을 것이라고.. 나 역시 당신만한 친구가 없을 것입니다. 일단, 알고 지내면... 우리는 비극적인 세상에 살고 있는 것입니다. 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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